출판사 서평 한 위대한 피아니스트가 말하는 삶과 음악
이 책은 참으로 진귀한 문헌이다. 우선 온갖 풍문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해 오던 전설적인 음악가가 죽음을 눈앞에 두고 남긴 생생한 육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스비야토슬라프 리흐테르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 그의 삶에 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음악의 수도승이라는 별명이 말해 주듯 음악과 무관한 활동을 일절 배격하고 그저 묵묵하게 연주 활동에만 정진해 왔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1부는 바로 그 천여 쪽에 달하는 대담 기록을 재구성한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진귀한 것은 제2부를 이루고 있는 음악수첩이다. 유명 음악가들의 평전이나 자서전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다. 또 음악 평론가나 저명한 음악 애호가의 명곡 해설도 음반을 통해서든 서적을 통해서든 얼마든지 구해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음악가가 자신이 연주하거나 들은 음악에 관한 느낌이나 생각을 일기처럼 적어서 남긴 예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리흐테르는 1970년부터 연주 활동을 마칠 때까지 25? ?넘게 이런 일기를 썼다. 언어가 끝난 자리에서 음악이 시작된다는 말이 있듯이, 음악을 말로 설명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객관적인 이야기를 할라 치면 현학으로 흐르기가 일쑤고, 주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공허한 말잔치로 끝나기가 십상이다. 허다한 명곡 해설을 읽을 때 우리가 거북함이나 허전함을 느끼는 까닭이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실황 연주나 녹음에 대한 자신의 인상과 감회를 솔직하고 간명하게 기록해 놓은 리흐테르의 음악수첩은 우리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고 명곡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일깨운다.
브뤼노 몽생종(Bruno Monsaingeon) [저] 생년월일-출생지-출간도서0종판매수0권 작가소개바이올리니스트이자 영상작가. 현대 클래식 음악계의 거장들에 관한 영상물 제작자로 이름이 높다. 글렌 굴드, 예후디 메뉴인, 다비트 오이스트라흐, 율리아 바라디,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스비아토슬라프 리흐테르와 알반 베르크 현악 4중주단, 그리고리 소콜로프의 공연 실황 등이 대표적이다. 저서로 [글렌 굴드 그는 괴짜가 아니다][리히테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