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희망을 부르는 고독한 인간 승리
정신적 지주 부재의 시대에
정신적 지주가 되어 줄 헤밍웨이의 분신 산티아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어부 산티아고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의 사상, 인생관, 애정관에 있어 그의 정수에 도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헤밍웨이는 초기 작품에는 개인주의로의 도피, 중기에는 사회적 관심을 표명하면서 사회 체제에 응대하는 개인의 방식을 작품 속에 녹여내었다. 그러나 점차 세계를 바라보는 그러한 시각에서 탈피한 헤밍웨이는 성실성과 용기, 우애와 범애를 바탕으로 인생의 고해를 인내하며 자신의 삶을 극복해 내는 인간 의지를 표현해 내었다. 그 결정체가 [노인과 바다]라 하겠다. 특히 노인이 먼 바다 한가운데서 펼치는 거대한 싸움은 헤밍웨이의 남성적 필체와 간결한 단문과 결합하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멕시코 만류에서 어부 생활을 해온 노인 산티아고는 84일간이나 고기를 잡지 못하였다. 그는 지쳐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소년 마놀린의 선한 위로와 따듯한 도움에 힘을 얻어 다시 출항에 나선다. 노인이 85일째 출어를 나가는 이른 새벽 소년은 졸린 잠에서 깨어 아침 식사와 커피를 챙겨 주고, 낚시의 미끼로 쓸 정어리까지 가져다준다.
드디어 노동에 단련된 자도 다루기 어려울 정도의 커다란 대어를 낚는데 성공하지만, 18피트에 달하는 대어는 온갖 역경을 겪으며 노련해진 백전노장처럼 만만치가 않다. 노인은 그런 대어를 상대하며 이틀 밤과 낮 동안 혼신을 다한 싸움을 벌여 자신의 의지력을 과시한다. 어두운 밤을 맞이할 때나 망망대해에서 노인은 소년을 그리며 약해지기도 하고, 챔피언이라 불릴 정도로 힘이 장사였던 시절을 생각하며 노쇠한 자신에 무력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노인은 야구선수 디마지오와 사자의 꿈을 꾸면서 내면의 인내와 용기를 계속해 분출해 낸다. 대어를 잡은 뒤에는 다시 상어의 공격에 대적해야 했지만 그에게는 자신이 상대해야 하는 삶과 맞설 불굴의 의지가 남아 있다. 평생을 바다 위에서 살아온 노인의 눈은 어느덧 바다를 닮아 있던 것이다.
자연과의 합일을 이룬 산티아고, 영혼의 승리를 이루다
노인은 절대 희망을 버리거나 절망하지 않았다. 84일간이나 바다를 나갔음에도 아무런 소득이 없었지만 그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바다를 향해 외쳤다. 행운의 날은 바로 오늘이라고, 행운은 그냥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고, 언제 찾아올지 모를 행운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고 다짐한다.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는 바다 위에서, 노인은 고독한 자신과의 싸움을 평생에 걸쳐 이어 나간 것이다. 헤밍웨이는 인생의 고독함을 표현하기 위해 노인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바다 위의 쓸쓸한 항해와 기나긴 물고기와의 싸움이라는 간결한 구조를 통해 헤밍웨이는 때로는 쓸쓸하고 정지된 듯한, 때로는 박진감 넘치는 투쟁과도 같은 우리의 인생을 소설 속에 완성도 높게 풀어 놓았다.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에서 그려낸 대자연에는 인간이 이겨내고 받아들여야 하는 포기 않는 의지와 적극적인 용기가 있기에 독자들을 빨아들이고 만다.
이틀간의 사투 끝에 대어 마알린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노인이 다시 상어를 만나면서 그는 성취해 낸 결과물을 잃고, 몸과 마음에는 상처와 고통만이 남는다. 그럼에도 마을로 돌아온 노인은 상처가 치유되면 또 다시 소년과 멋진 항해를 하러 바다로 나갈 것을 약속한다. 자연에서 평생을 산 노인에게 삶은 대상을 파괴하거나 짓누르며 자신에게 이로운 것을 성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존심을 지켜 비굴하지 않기 위한 삶과의 싸움
자연인인 노인은 인위적인 현상에 매몰된 노인들에게는 마음을 주지 않으나 물고기, 새, 별과는 대화를 나눈다. 그런 노인 산티아고의 세상은 안정되어 있고 평화와 행복을 갖춘 곳이다. 노인은 자연(삶)에 대항해야 하지만 겸허하다.
자연과 격리된 어부들은 바다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복하려 하지만, 노인은 결코 부끄러운 방법으로 고기를 잡지 않는다. 노인이 고기를 잡는 것은 자연의 섭리로써이기에, 그는 대어 마알린에게 형제로서의 사랑을 느낀다. 노인이 물고기를 잡아 죽이는 것 또한 단지 육체적인 욕구가 아니라, 어부이자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그랬기에 노인은 자연과 싸워 아무것도 얻지 못했지만,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성취한 그의 가치는 손상되지 않은 것이다.
“만일 우리가 여기서 승리한다면 어느 곳에서도 승리할 것이다. 이 세상은 멋진 곳이며, 싸워 볼 만한 가치가 있기에 나는 이 세상에서 떠나기를 대단히 싫어한다” 라고 한 헤밍웨이의 말 속에 그가 바라본 현실과, 삶의 가치가 함축되어 있다. 이 고독한 인생, 비열함과 잔인함이 판치는 세상에서도, 헤밍웨이는 언제나 삶을 긍정하였다. 자살로 추정되는 헤밍웨이의 마지막 선택 또한 인간적으로 살다가 존엄히 죽음을 맞이하기를 원했던 그의 삶의 의지라 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인간 의지의 세레나데
01 출항 전
02 바다로
03 마알린과의 만남
04 회상
05 마알린의 최후
06 상어떼와의 조우
07 귀항
작가 연보 프롤로그 인간 의지의 세레나데
01 출항 전
02 바다로
03 마알린과의 만남
04 회상
05 마알린의 최후
06 상어떼와의 조우
07 귀항
작가 연보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저] 생년월일1899.07.21~1961.07.02출생지미국 일리노이주출간도서148종판매수54,012권 작가소개 1899년 7월 21일, 미국 일리노이 주 오크파크에서 태어났다. 고등학생 때 학교 주간지의 편집을 맡으며 직접 기사나 단편을 쓰기 시작했고, 졸업 후에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캔자스시티 스타]의 수습기자로 일했다. 1923년 [세 편의 단편과 열 편의 시]를 시작으로 [우리들의 시대에](1924),[봄의 분류](1926), [해는 다시 떠오른다](1926)를 발표했다. 전쟁의 허무와 비련을 테마로 하여 전쟁문학의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무기여 잘 있거라](1929)는 그가 작가로서 이름을 날리는 데 일조했으며,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1940)는 출판되자마자 수십만 부가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그 후 십 년 만에 내놓은 [노인과 바다](1952)를 통해 퓰리처상(1953)과 노벨문학상(1954)을 수상한다. 이후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1961년 아이다호 케첨의 자택에서 자살로 추정되는 엽총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1899년 7월 21일, 미국 일리노이 주 오크파크에서 태어났다. 고등학생 때 학교 주간지의 편집을 맡으며 직접 기사나 단편을 쓰기 시작했고, 졸업 후에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캔자스시티 스타]의 수습기자로 일했다. 1923년 [세 편의 단편과 열 편의 시]를 시작으로 [우리들의 시대에](1924),[봄의 분류](1926), [해는 다시 떠오른다](1926)를 발표했다. 전쟁의 허무와 비련을 테마로 하여 전쟁문학의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무기여 잘 있거라](1929)...